바라나시와 갠지스 강
사진1: 바라나시 불교성지 순례 기차 앞에서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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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는 인도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인도적인 도시이다. 인도 어디를 가도 바라나시처럼 인도의 클래식한 전통을 지니고 있는 도시는 흔치 않다. 그야말로 인도적인 타운이다. 수천 년 전의 역사와 문화와 전통과 종교가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곳이 바라나시다. 필자는 40여 년 전부터 바라나시를 드나들었지만, 갈 때마다 어떤 새로운 영감을 느낀다. 이번 여행은 칸푸르에서 기차로 콜카타로 가는 길에 들려서 잠시 2-3일 머물기로 작정하고 바라나시 기차역에 도착했다. 오는 도중에 기차에서 재미있는 일들이 너무나 많았는데, 인도에서의 기차 여행은 또 다른 인도의 모습니다. 인도는 주에 따라서 말이 다르고 풍습이 다르다. 하지만, 인도 북부 지역은 언어 통일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로 힌디어를 사용하는 벨트가 델리를 중심으로 한 인도 북부 지역이다. 물론 펀잡이나 카시미르 등지의 언어는 다르지만, 우타라 프라데시, 히마찰프라데시, 우타라칸드, 비하르 주 등이 힌디어 권이다.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힌디어 알파벳을 익히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서 배웠는데, 힌디어는 인도-유럽어이다가 보니, 그렇게 어려운 언어는 아니다 라는 생각이다.
사진2: 바라나시 갠지스 강에서 힌두교의 신앙에 따라서 목욕하는 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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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힌디어에 대한 반감도 만만치 않아서, 힌디어로 통일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인도 남부 지역에서는 드라비다어 계통의 언어들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힌디어가 국어가 되는 데에 장애가 되고 있다. 드라비다계통의 언어들은 인도 원주민들의 언어로 非 인도-유럽어이다. 힌디어는 인도-유럽어이기에 언어에 대한 보이지 않는 태도는 심각하다고 하겠다.
사진3:바라나시 기착역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사람과 릭샤(자전가)와 온갖 것들이 어우러진 기차역은 또 하나의 구경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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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장시간 시간을 보내다보면, 그야말로 인도는 여러 나라가 한데 모여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언어 풍습, 사람 사는 모습 등이 각양각색이다. 인도여행은 기차를 타봐야 인도의 진 맛을 알 수 있다. 대영제국은 브리티시 인디아를 영원히 지배한다는 계획아래. 인도 아 대륙에 철로를 깔고, 간접시설 등에 엄청난 노동력과 자본을 투자한 것은 당시로서는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덕분에 지금 인도인들은 철로하나만은 혜택을 단단히 보고 있다. 철로가 아니었던들, 오늘날처럼 인도의 철도교통은 없었을 것이다.
사진4: 갠지스 강변에는 수행자들이 많다. 한 요가 수행자가 묘기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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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인도관광청에서는 불교성지순례 열차를 신설해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델리에서 출발한 불교성지 순례열차는 델리-아그라-바라나시-보드가야-파트나-쿠시나가라-럭나우-델리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의 많은 불자들은 이 성지순례열차를 이용하고 있다. 나는 바라나시에서 이 열차를 구경하고, 정보를 입수한 바 있다. 다음에는 한번 타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러 사람이 동행할 때는 편리한 성지순례가 될 것 같아서이다. 버스나 승용차로 다니려면 보통 고생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필요에 따라서 인도여행은 하는 것이지만, 아무튼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인도의 이곳저곳 다녀보는 것도 의미는 있을 것 같다.
이제 바라나시로 돌아가 보자. 갠지스 강을 끼고 있는 바라나시는 힌두교의 가장 유명한 성지 가운데 한 곳이다. 힌두교도들은 갠지스 강에서 목욕을 해야 금생의 까르마(業障)를 씻어내고, 내생에는 보다 나은 카스트와 좋은 인연으로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소박한 신앙심에서다. 바라나시는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의 성지가 몰려 있는 지역이다. 바라나시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 녹야원(사르나트)이 있다. 초전법륜지라고 한다.
사르나트(Sarnath)는 녹야원(鹿野園사슴공원)이란 의미이다. 녹야원은 불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와 상징성을 갖는 불교성지다. 불교역사가 여기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고타마 붓다는 보드 가야의 보리수 아래인 금강보좌(金剛寶座)에서 무상대도(無上大道)인 정각을 이루었지만, 고타마 붓다는 21일정도의 기간 동안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데, 자신의 깨달음을 혼자만의 즐거움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남에게도 베풀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 때문이었다. 깨달음에 대한 점검과 동시에 이런 깨달음의 사회화에 대한 망설임 속에 있을 때, 하늘(梵天)에서 권청(勸請)의 향연 소리에 고타마 붓다는 전법륜(轉法輪)을 결심한다. 법륜(法輪)을 굴린다는 뜻이다. 불교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혼자만의 깨달음으로 만족했다면 정각을 이룬 부처는 있을 수 있지만, 불교역사는 존재할 수 없었다. 바로 이 점에서 불교는 깨달음을 사회화 하는 종교가 되는 이유근거가 된다. 이 문제는 불교 2천6백년사에서 부단하게 제기되는 화두(話頭)가 된다. 깨달음지상주의는 당위적인 과제이면서 동시에 경계해야할 궁극적 목적이다. 깨달음의 사회화가 요청되는 불교란 종교의 성격이 여기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적어도 일정기간의 수행을 통해서 깨달음의 훈련이 있었다면 반드시 사회(중생)에 회향하는 전법포교의 보살행이 실천되어야 한다. 대승불교를 지향하는 한국불교는 이런 사명에 더 투철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진5: 인도에는 산야시라고 해서 집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수행하는 도사들이 많다.
갠지스 강에서 기도를 하고 어디론가 향한다는 젊은 힌두 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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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선림원 지도법사=보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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